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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574. 정답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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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
81
13 days agoSteemit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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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내린다고 하는 비가 아침부터 한 방울씩 떨어지더니 어느새 길이 번들거립니다. 시간이 갈수록 제법 빗소리를 내며 우산이 없이는 나갈 수 없을만큼 내립니다. 초록으로 나부끼는 잎새들도 빗방울을 매달고 이제 종이 서서 동그랗게 꽃을 터뜨릴 것 같은 파밭에도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제비는 작년에 왔었는지 아는 집을 찾아오는 처마밑에서 집을 찾고 어디에 집을 지을까 터를 고르는 것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닙니다. 그 먼 강남길을 다녀오는 사이 여름을 난 곳을 어떻게 알았는지 제비는 영물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다들 콘크리트 건물이나 유리 건물이라 제비들이 깃을 들이고 알을 품을 둥지를 짓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라도 조그만 틈이 있으면 흙을 물어나르고 마른 풀줄기나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붙이며 신혼집을 장만합니다. 장마가 지기 전에 새끼를 기르려면 우선 집이 필요하겠지요.

이제 막 잎이 돋아나는 느티나무가지에서 포로롱 날아오르는 새도 어딘가에 둥지를 지을 생각으로 빗속에서도 머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든 미물이든 짝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사는 건 매일반이라고 해야겠지요


정답은 봄잠, 가시덤불입니다.


‘봄잠은 가시덤불에 걸어져도 잔다’
봄철시기에 몰려드는 춘곤증을 표현한 봄 관련 속담입니다. 몇 번을 음미해 보아도 기가막힌 표현입니다. 지금도 춘곤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날에는 지금보다 몇 배 더 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았습니다. 극 소수 상류층에서도 나름의 스트레스가 있었겠지만 하물며 오로지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에게 있어 봄은 서서도 잠이 온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가시덤불에 누워서라도 자게 된다는 과장적 표현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옛날 에 배도 고프고 일은 고되고 잠은 모자라고 나뭇짐을 지고 내려오는 길에 묘지를 만나면 잠시 쉬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햇살이 바로 드는 양지쪽이면 잠시 기대 쉰다는 노릇이 으슬으슬 추워 깨 보면 해가 그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나 피곤하면 그랬을지 이해가갑니다. 그 시절엔 주경야독으로도 모자라서 남의 품앗이를 해서 소 품값을 치르고 낮에 학교를 가면 눈을 뜨고 잤다고 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어머니들도 바느질을 하다가 손을 찔리면 놀라서 깨기도 하고 밭고랑에 앉아서도 잠이 쏟아진다고 했습니다.

그런 희생이 있어 오늘의 풍요로움을 물려받았습니다. 우리도 다음세대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세상을 물려주어야 하겠습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575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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