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8(수)역사단편240. 북벌론16, 북벌론의 와해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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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천도를 둘러싼 내전이 끝나면서
북벌파들이 몰락했는데
놀라운 것은
그 결론이 1천년 가까이 지속되고
스스로를 노예나 종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사상체계가 정착되었다는 점이다.
그 과정을 읽어간다.
그러나 이는 妙淸(묘청)의 咎(구)요 尹彦頤(윤언이)의 責(책)이 아니라 할 것이다.
妙淸(묘청)의 行動이 狂妄(행동이 광망)하여 그 同黨 鄭知常等(동당 정지상등) 을 속여 死地(사지)에 빠지게 하고
其他(기타) 모든 同主義者(동주의자)를 進退兩難의 境(진퇴양난의 경)에 서게 하여
稱帝北伐의 名詞(칭제북벌의 명사)까지도 世人의 忌諱(세인의 기휘)하는 바가 되게 하였으니,
尹彦頤(윤언이)가 비록 天才(천재)인들 어찌할 것인가?
그러나 凱旋 後(개선 후)에 金富軾(김부식)이 尹彦頤(윤언이)를
鄭知常의 親友(정지상의 친우)라 하여 構殺(구살)코자 하여
戰功의 賞(전공의 상)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도리어 六個年 遠謫(원적)에 處(처)하였다가 간신히 生還(생환)하였다.
尹彦頤(윤언이)의 自明表(자명표)에
「在壬子年西幸時, 上請立元稱號 …
緊是立元之稱本乎, 尊王之誠在我, 本朝有太祖光宗之故事,稽諸往牒雖, 新羅渤海以得爲」라 하여,
立元(年號) 一事만 辨明[입원(연호)일사만 변명]하고
稱號(帝號)의 一件은 黙過[칭호(제호) 1건은(묵과]하였으니,
稱帝北伐의 論者(칭제북벌의 논자)로
事大主義의 朝廷(사대주의의 조정)에서 苟活(구활)하려 하니,
그 身勢(신세)의 거북함과 言論의 不自由(언론의 부자유)함을 想見(상견)할 수 있다.
< 출처: 朝鮮歷史上 一千年來 第一大事件,독립기념관>
咎(구): 허물, 잘못
凱旋(개선):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옴
忌諱(기휘): 꺼리거나 두려워 피함
構殺(구살): 거짓죄를 날조하여 죽이려 함
遠謫(원적): 먼곳으로 귀양감
在壬子年西幸時: 임자년(壬子年) 서쪽으로 나가실 때
上請立元稱號:황제께 <원元>이라는 칭호를 세우도록 청하다.
緊是立元之稱: 꼭 이 원元이라는 칭호를 세우는 이유
本乎尊王之誠: 왕을 존중하는 진정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在我本朝有太祖光宗之故事: 우리 조정에는 태조와 광종의 사례가 있습니다.
稽諸往牒雖 이전의 문서들을 참조하다.
新羅渤海以得爲: 신라와 발해에서도 이와같이 했다.
黙過(묵과): 모른체하고 넘김
苟活(구활): 구차스럽게 살아남기
想見(상견): 생각해 봄
(옮기면)
그러나 이는 묘청의 잘못이요.
윤언이(= 윤관의 아들)의 책임이 아니라 할 것이다.
묘청의 행동이 광망하여 그 같은당인 정지상등을 속여
사지로 몰아넣고
기타 모든 동조자들을 진퇴양난의 상황에 서게 하여
칭제북벌의 명사까지도 세인들이 두려워 피하게 만들었으니,
윤언이가 비록 천재인들 어찌할 것인가?
그러나 승리하고 돌아온 후에 김부식이 윤언이를
정지상의 친우라하여 죄를 날조해 죽이려고 했으니
전공의 상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도리어 6년간 먼곳으로 귀양갔다가 간신히 살아돌아왔다.
윤언이의 자술서에
「임자년(壬子年)에 서쪽으로 행차하실때,
황제께 <원元>이라는 칭호를 세우도록 청했습니다.
… 꼭 이 원元이라는 칭호를 세우는 이유는
왕을 존중하는 진정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 조정에는 태조와 광종의 사례가 있고,
이전의 문서들을 참조해 보면, 신라와 발해에서도 이와같이 했습니다.」라 하여,
연호를 세운 한가지 일만 변명하고
황제를 칭한 1건은 모르는체 넘겼으니,
칭제북벌을 주장했던 사람으로
사대주의의 조정에서 구차하게 살아남으려 하니,
그 신세의 거북함과 언론의 부자유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출처: 조선역사상일천년래 제일대사건>
대륙에서 나라를 세운 인물들은
그 명이 불과 10년도 못가는 신세였어도
황제를 칭한자들이 부지기수였다.
조선땅의 사람들은
어찌 이다지도 겸손했을까?
소소한 일에서는 법을 우습게알고 무시하면서
큰일에서는 중화사상의 유전자가 각인되어
힘센나라의 문화를 무조건 따르려하니 가소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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