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 한국 느와르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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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모호한 흑과백 인간들의 모습

 각자의 신세계를 향한 질주와 낙오

 트리플 천만 배우로 이미 재밌다

★★★★★


영화 신세계를 리뷰하기에 앞서 먼저 언급되어야 할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홍콩영화 '무간도'와 마틴스콜세지 감독의 '디파티드'죠. 세 영화 모두 '폭력조직에 잠입한 위장경찰'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002년 무간도가 처음 공개되었을때 이런 설정은 참 신선하고 흥미로웠습니다. 경찰의 스파이가 된 삼합회 조직원 유건명(유덕화 분)과 삼합회의 프락치가 된 경찰 진영인(양조위 분). 시종일관 어두운 색채로 두 인물의 거짓 인생과 내면 심리를 조명하는데, 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린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두 인물에게서 깊은 연민이 느껴지는 수작이었죠.

무간도(無間道)란 불교의 팔열지옥 중 가장 고통이 심한 무간지옥에서 따왔으며 몸에서 불길이 나와 일겁의 시간(4억 3,200만 년)동안 끊임없는 고통의 형벌을 받는 곳이라고 합니다. 영화 마지막에 '무간지옥에 빠진 자는 죽지 않고 영원히 고통을 받게 된다.'는 문구가 등장하지요.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잠시 명맥이 끊어진 '영웅본색' '첩혈쌍웅' 과 같은 전통 홍콩느와르의 부활소식은 이렇게 기존의 거의 무협물에 가까웠던 폼생폼사 간지&허세를 다 털어버리고 진중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트릴로지로 3편까지 제작되었는데 저는 2편까지만 봤네요.)


그리고 2006년 개봉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디파티드'

무간도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작품으로 79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홍콩 삼합회에서 바다를 건너 보스턴 아일랜드계 마피아 조직인 '코스텔로'로 무대를 옮겨갔으며 거장의 스타일과 손길로 재탄생했지요. 설정은 무간도의 큰틀과 동일하지만 캐릭터의 환경과 묘사, 전반적인 색채와 온도, 해석과 결은 사뭇 다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잠입경찰), 맷 데이먼(경찰위장마피아), 잭 니콜슨(갱단두목)이 열연했습니다.

THE DEPARETD 는 죽은자 고인(故人)을 뜻합니다. 무간도에서는 죽지 못해 영원한 고통을 받았는데 디파티드에서 영면을 맞는군요.ㅎㅎ

이 작품도 명작이긴 하지만 그래도 무간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는 못해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무간도에 손을 더 들어주고 있거든요. 저도 무간도의 분위기와 철학이 더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게 동서양의 차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우리 영화 신세계로 돌아와 볼까요?

2013년 개봉했으며 지옥을 거쳐 한번 죽었다가 새로운 세계로 재탄생했습니다.ㅎㅎ 무간도와의 가장 큰 차이로는 쌍방이 아닌 경찰측에서만 조폭에 스파이를 심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원작 유덕화의 분량을 조직의 양대 보스인 정청(황정민 분)과 이중구(박성웅 분)가 나눠갖게 되지요. 덕분에 이 영화로 인생캐릭터를 만난 배우 박성웅이 확 뜨게 됩니다.



죽기 따악... 살려주세요!



저리가! 저리가!

신세계는 비록 신선도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동일소재를 잘 버무리고 훌륭한 배우를 배치해 멋지게 플레이팅하면 맛난 일류 요리로 재탄생한다는 걸 입증해준 아주 훌륭한 예라고 볼 수 있겠네요. (누적 관객 약 468만명)

이미 워낙 많은 분들이 본 영화라 줄거리를 언급하진 않겠지만 한국 범죄 느와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이자 무간도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야말로 신세계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느와르의 정점을 찍지 않았나 싶어요. 역시 우리에게 조폭 소재는 외국의 좀비만큼이나 질릴듯 안질리는 손쉬운 반찬인 것 같습니다.

이후 이런소재는 각종 영화나 게임등에 종종 사용됩니다. 설경구, 임시완 주연의 '불한당'도 같은 소재였지요. (이 영화도 흥행엔 실패했지만 꽤 볼만 합니다. 불한당도 '특종'처럼 제목을 잘못지은 느낌), '아수라' 또한 살짝 비슷하게 걸친 영화이고요. 그리고 비디오게임 '슬리핑 독스'도 삼합회에 잠입한 잠복 경찰이 주인공이에요.ㅎㅎ모르긴 해도 아마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작품들이 존재할 겁니다.

참고로 1978년 미국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영화화 한 '도니 브래스코' (1997년작)란 영화가 있는데 이 또한 조니뎁(FBI)이 마피아 조직으로 위장 침투해 중간보스 '알파치노'를 만나 갈등하는 내용입니다. (좀 지루하지만...) 아마 무간도가 이 영화를 모티브로 해서 제작되었을 거라 추측해요.

박훈정 감독은 '부당거래'와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을 썼으며 많이 알려지지 않은 2010 '혈투'에 이은 두번째 감독작입니다. 이후 '대호'와 'VIP' 그리고 작년 '마녀'까지 감독했지요. 대호와 VIP는 좀 실망스러웠는데 마녀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평이 안 좋아서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베이비필터를 적용한 신세계 링크 걸고 마칠까 합니다. 아직 안보신분은 꼭 한번 보세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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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신세계 2편은 언제 나오나요? 이자성(이정재 분)의 신세계가 펼쳐질 2편이 기다려지네요.^^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90%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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