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 그대는 플립, 나는 이슬, 우리는 플립사랑~!

kiwifi -



 한줄평


 찬란한 첫사랑이여!

 부분이 아닌 전체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라

 돌아온 롭 라이너의 로맨틱 화법

★★★★★


풋풋한 첫사랑 영화 플립(flipped)은 '웬들린 밴 드라닌'의 동명 소설(2001년)을 원작으로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플라타너스 나무위의 줄리'와 '두근두근 첫사랑'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소개되었죠. 2010년 영화화 되었는데 아쉽게도 현지에서 흥행에 참패해 잊혀졌다가 2017년 뒤늦게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어 누적관객 30만을 넘긴 꽤나 선전한 영화로 기록되었습니다. (한국인 정서에 더 맞는 영화인듯...)



"The first time she saw him, she flipped. The first time he saw her, he ran."

Flipped : 소설의 첫문구에 등장하는 이 단어는 '홀딱 반했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중반에 소녀의 마음이 소년으로부터 완전히 돌아서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이렇게 화가 나거나 실망해서 획 돌아서 버린다는 의미도 포함된 중의적 표현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줄리의 앞집으로 이사온 브라이스 패밀리. 줄리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브라이스를 보고 한눈에 뽕가게 됩니다. 하지만 브라이스는 자신에게 눈치없고 거침없이 들이대는 줄리가 부담스럽기만 하지요.

줄리의 그에 대한 집착은 고학년이 되어서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브라이스의 방해 작전도 통하지 않을 만큼 아주 그에게 제대로 홀딱 빠진 것 같았어요. 남자는 다 그렇잖아요. 누군가 자기를 막 좋아한다고 그러면 자연스레 밀어내게 되는거... (저만 그런가요? 푸훗)



지금... 뒤에서 킁킁 냄새 맡는거?



살짝 무서우려 그래...


영화는 동일한 사건을 두 등장인물의 관점에서 각자 느낀 감정을 나레이션하며 진행됩니다. 브라이스의 거부감을 줄리는 부끄러워한다고 이해하는 식이죠.ㅎㅎ 이렇게 콩깍지가 무섭습니다. 여러분! 영화는 계속해서 각자의 사정과 사연과 입장을 이야기하면서 둘의 균형을 맞춰갑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두 가정의 모습도 비춰지게 되는데요. 태어날때 사고로 지적장애를 가진 작은 아버지를 둔 줄리의 가정, 그로인해 정기적인 치료비 지출로 풍족하지 못한 생활을 합니다. 아버지는 화가로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있어요. 자상하고 다정한 아버지입니다. (스팀짱에 그림을 올리면 제가 보팅해 줄텐데요...)

그리고 어릴적 못이룬 꿈에 대한 원망을 품고 있는 막말하는 아버지를 둔 브라이스의 가정, 뇌를 거치지 않고 장에서 바로 내뱉는 그의 말때문에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아이들이 온전하게 성장할 수 없겠죠. 다행히 어느날 정신이 온전히 박힌 외할아버지가 집으로 들어와 함께 살게 되면서 브라이스에게 선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서두에 언급했던 줄리가 브라이스에게 마음이 플립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바로 달걀사건! 브라이스 입장에서 보면 아주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었지만 좀 많이 심했다 싶은 짓이었어요. 제대로 상처받고 등을 돌린 줄리...

브라이스로서는 그토록 바라던 일이었지만 죄책감에 마음이 좀 안 좋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조언으로 이전에 보지 못했던 그녀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고 달리 보이기 시작하지요. 사람의 성격은 어릴때 형성된다며 너무 빗나가면 나중엔 고치기 힘들다는 명언으로 조언하며 줄리를 잡으라고 권유하는 할아버지.

줄리는 평소 마을의 큰 플라타너스 나무위를 자주 오르며 명상을 즐기는 아이였습니다. 그곳에서 부분이 모여 전체를 이룬다는 깨달음을 얻어요. 그리고 부분보다 전체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리라 다짐합니다. 브라이스에게서 전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려 노력하는 줄리... 하지만 점점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실망을 하게되고...

그녀의 무관심은 결국 브라이스의 시선을 더더욱 그녀에게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과연 줄리는 다시금 그녀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요?

줄리의 앞마당에 심겨진 플라타너스의 묘목과 줄리의 손 위에 슬쩍 손을 얹은 브라이스의 저 행위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사랑은 한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서로 함께 보살피고 보듬어서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것! 줄리와 브라이스는 그걸 깨달아 가며 성장하게 되겠지요?


두 아역 배우는 이제 훌쩍 성인이 되었습니다. 브라이스는 워킹데드에서도 등장했는데 너무 역변해서인지 많은 분들이 못알아 보시더군요. 그리고 할아버지역을 맡았던 배우(오른쪽)는 작년에 하늘나라로 떠나셨다고... T^T

감독은 1989년 작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유명한 롭 라이너입니다. 로맨틱영화의 대부급이시죠.ㅎㅎ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로는 미저리, 어퓨굿맨, 대통령의 연인, 버킷리스트등이 있습니다. 특히 맥라이언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 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스타로 자리잡게 되었지요. (시에틀의 잠못 이루는 밤, 프랜치키스, 유브갓메일등...) 하지만 한순간의 말실수로 한국과는 영영 빠이빠이...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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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사랑처럼 싱그럽고 푸르고 풋풋했던 우리네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플립! 찬란했던 그 과거로의 여행을 영화와 함께 떠나보세요. 비록 찬란하지 않았더라도 우리의 어린시절 로맨스는 그 자체로 아름다우니깐요.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95%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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