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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 든 •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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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
82
2 months agoSteemit

한계령쯤이었을 것이다
금방이라도 팔딱거리며 튀어오를 것 같은
바위 능선이 보이기 시작할 때
누군가 물었다

저 바위가 무엇처럼 보이느냐고
다들 그저 그런 말로 얼버무리는데
코인 시세 그래프처럼 보인다는
한 사람이 있었다

눈에 보이는 돈보다
보이지 않는 돈의 힘을
더 많이 믿어주고 희망을 두는 사람

하기야
믿음이란 원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보이는 표징이라고 했으니

image.png

돌의 뼈

돌의 뼈를 본 적이 있다
들녘 가득한 감나무 황금색으로 물드는
청도읍성 언저리 석빙고

수백 년 풍장에
홍예虹霓로 남은 돌의 뼈대
돌벽 틈새로 혹은
경사진 돌바닥 배수구 따라
물과 풀과 흙이 들고 날 때마다
돌들은 어깨를 걸고 몸을 붙였을 게다
많은 것들이 맺히고 풀리고 흘러갈 때마다
더 가까이 더 깊숙이
서로가 서로의 몸으로 파고들며 견디어온
돌의 뼈대에는 단단한 시간의 문양이 있다
수많은 바람이 실어 오고 실어 간
풍경과 삶이 물결치는 세월의 무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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