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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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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junho
72
3 years agoSteemit2 min read

슈토름은 어릴 적 Bertha von Buchan이라는 소녀를 좋아했고, 그녀가 17세가 되었을 때 정식으로 청혼했으나 거절당했다. 슈토름은 Bertha에게 청혼을 거절당한 후 자신의 깊고 강한 감정을 아무런 보답 없이 낭비하고 말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 ‘낭비’라는 말을 사용한 것에서, 슈토름은 Bertha를 사랑했던 자신의 감정 그 자체보다 그러한 감정이 그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그녀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았던 자신의 모습을 강조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자신이 이렇게 큰 관심과 애정을 쏟았는데 그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써 결국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깊고 강한 감정을 느꼈던 시간을 아까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Bertha를 사랑했던 자신의 감정을 아무런 보답 없이 낭비하고 말았다고 말하는 슈토름의 모습에서, 슈토름은 Bertha를 열렬히 사랑했다기보다 한 여인을 절절하게 사랑했던 자신의 모습에 취해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슈토름의 모습이 라인하르트에게도 투영되어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하고, 라인하르트 또한 엘리자베트를 진심으로 열렬히 사랑했다기보다 자신이 절절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에 취해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은 이렇게 절절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평생 동안 변함없이 한 여인만을 마음속에 품어왔으며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자신의 모습에 취해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엘리자베트가 에리히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도 라인하르트는 어떠한 적극적인 행동도 취하지 않았으며, 엘리자베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결국 라인하르트는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을 남긴 후 엘리자베트를 떠나게 되고,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이렇게 엘리자베트와의 관계에 있어서 너무나도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던 라인하르트를 생각해보면, 라인하르트와 엘리자베트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해 보인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데에는 엘리자베트의 어머니의 영향도 물론 있겠지만, 엘리자베트를 열렬히 사랑했다기보다 자신의 모습에 취해있는 것처럼 보였던 라인하르트의 수동적 태도가 결국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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