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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연금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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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d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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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ago3 min read

연금술사, 연금밥사/cjsdns

세상에는 재미있는 말이 많다.
그런데 어제 또 하나의 재미있는 말을 알았다.
그건 연금술사 연금밥사이다.

근거리에 재당 고모가 계시다.
그러나 뵌 지가 제법 되었다.
하여, 늘 마음 한편이 죄송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8촌 누님을 만난 후 누님은 자주 뵙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재당 고모를 빨리 찾아가 뵈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어제 누님을 만났을 때 언제 찾아뵈면 좋을까요? 하니, 오늘 가자, 하시며 엄마는 물론 언니도 너를 보고 싶어 해 하신다.

그러고 보니 큰 누님도 퇴임하고 내려와 사신다고 했다.
하여, 내가 가서 저녁 대접 해드릴 테니 저녁 드시지 말라 하시고 출발합시다, 말을 하고 아내랑 같이 출발했다.

걸어 다니는 세월이 아니니 먼 거리도 아니다.
30여분 정도면 충분히 오는 거리이다.
그런데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죄송한 마음을 안고 도착하여 차에서 네리니 한눈에 알아보겠다며 큰 누님이 반갑게 나와서 맞이해 주신다.
반갑고 죄송하고 묘한 감정이 생긴다.

재당 고모님도 생각보다 건강하시다.
지팡이를 의지하고는 계셔도 외출이 가능하시니 다행이다 싶다.
아버지보다 한살이 위이시니 94세이시다.
우리 어머니보다 네 살이나 더 있으신대도 어머니보다 더 잘 걸으신다.
살짝 부럽다는 생각도 순간 들었다.

식당을 갔다.
뭘 좋아하세요라며 말씀드리니 어느 닭갈비집을 좋아하신다기에 그리로 갔다.
그런데 쉬는 날이다.
다시 찾아간 곳이 왕갈비 집이다.

음식이 맛이 있다.
양념에 잰 고기인데 생각보다 맛이 훌륭했다.
그런데 막 먹으려는데 큰 누님이 잠깐, 이렇게 외치더니 오늘 저녁은 내가 산다, 이러시는 게 아닌가.

뭐예요, 아니에요.
우리가 저녁 대접을 해드리려 왔는데 이건 아니죠 반칙입니다. 하니
아니야 동생이 오랜만에 왔는데 누나가 밥을 사야지 뭔 소리야,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바로 연금 술사의 짝 연금 밥사야, 그러니 오늘은 내가 사는 거야, 하신다.

솔직히 뭔 말인지 몰랐다.
아니, 연금 술사, 연금 밥사라니...

그게 뭐예요 하고 물으니 하시는 말씀이 걸작이다.

부부가 교육 공무원으로 퇴임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연금으로 생활하니 여유롭게 생활을 하신단다.
그러니 부부동반 하여 어느 모임에 가든 오늘 밥값은 내가 낸다, 내가 연금 밥사이고 우리 신랑이 연금 술사이니 술은 남편이 산다, 이러면 상황이 평정된다고 한다.

하여, 아무 소리도 못하고 연금밥사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고 왔다.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이고 온다는 말이 있듯이 밥 사러 갔다가 오히려 사주는 밥을 먹고 왔다.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 연금을 탄다고 누구나 다 그렇게 마음까지 여유롭지는 않다.
그런데 누님은 여유롭게 사는 거 같다.
이유는 마음을 여유롭게 갖는 게 첫 번째이고 다음은 집 주변에 농토에서 운동 삼아 짓는 농사로 야채는 물론 쌀까지 모든 것을 자급자족을 넘어 나눔 생활까지 하니 삶 자체가 여유롭다고 한다.

너도 그러니 자랑해라, 밥 사주는 누나가 있다고, 연급술사 연금밥사가 누나라고 자랑해도 돼, 한다.
여하튼 사주는 밥이 맛있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어제 정말 여느 때 보다도 더욱 맛있게 저녁을 먹고 왔다.
내게도 밥 사주는 누님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까지 더욱 부자가 된 느낌이 든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도 귓가를 맴도는 말이 있다.
아무래도 오래도록 기억될 말이며 나의 숙제 같기도 한 말이기도 하다.

연금을 타서 여유롭게 사는 언니가 부럽다는 말, 작은 누님의 그 부럽다는 말이 단순히 자신의 경제적인 여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나는 크게 의부여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꼭 집어서 이거야 하고 말은 할 수 없지만 나는 누님이 그려가는 꿈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그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애터미 정신을 닮은 거 같은 누님의 꿈을 이루어 가는데 애터미가 좋은 도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스팀도 잘 활용하여 꿈을 미래의 현실로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하여, 어제 연금밥사의 응원이 더욱 빛을 발하고 그 응원이 계속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연금밥사, 누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7/2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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