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풀8 : 이대로 묻히기엔 아쉽다

kiwipie -



 한줄평


 내가 고자라니...

 유혈낭자 잔혹 추리극

 타란티노 = 명불허전 이야기꾼

★★★★★


헤이트풀8은 몇가지 편견으로 인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외면받았습니다. 먼저 등장인물들의 의상으로 추측되는 서부 시대배경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점. 두번째 등장인물이 많아 영화가 복잡하고 지루할 것 같은 인상을 준다는 점. 그리고 제목이 뭔가 느낌이 확 안온다는 점. 마지막으로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한 극명한 호불호와 더이상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명성....

이러한 편견들이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흥행실패 요인이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로 2015년 개봉 후 국내 관객수 12만명 정도 수준에 그쳤으며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해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결코 낮은 평가를 받을 영화가 아님을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 영화 때문에 뒤늦게 쿠엔틴 타란티노 (읽을때마다 공룡이름 같다는...)에 푹 빠져서 저수지의 개들, 킬빌부터 다시 복습하고 전 작품을 다 섭렵했어요.

물론 2시간 40분의 러닝타임이 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한정된 공간에서 거의 대화로 풀어가는 전개방식이 화려한 액션이나 볼거리를 추구하는 분들께는 지루함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한명 한명의 쉴 새 없는 수다와 대화를 경청하고 따라가다보면 점점 엄청난 긴장감과 긴박감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지요. 다음 장면이 어떻게 전개될지 현기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3시간은 그냥 후딱가요.

헤이트풀8은 '증오의 8인'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은데요.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기도 하고 작은 연극무대에서 잘 짜여진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혹시 장고:분노의 추적자를 재밌게 보셨다면 이 영화는 꼭 보셔야 합니다.)

스토리도 대화에 집중하면 편집으로 꼬지 않은 그냥 일직선, 수평적인 전개이기 때문에 이해가 쉽고 단순합니다. 초반에만 대화에 집중해주고 버티면 그다음 부터 한명씩 죽어가면서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지죠.

타란티노 전매특허인 잔혹한 폭력이 더해진 미장센은 기본이고 설원과 서부를 표현하는 음악과 심장을 졸이게 만드는 효과음등이 극을 그 어떤 액션보다 더 잘 효과적으로 잘 살리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가 음악을 담당했더군요. 헐... 미션, 러브어페어, 시네마천국의 서정적인 모리꼬네와 변태스런 타란티노의 조합이라니... 매치가 잘 되지 않지요? 마치 '곱게 미친' 느낌이랄까...

제목의 8처럼 재미있게도 이번 작품이 감독의 8번째 작품인데요. 영화 딱 10편만 찍고 쿨하게 은퇴하겠다는 감독의 아홉번째 영화"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경쟁작)가 이번에 개봉했고 이제 한작품만이 남게 되었네요.



이중 몇편이나 보셨나요?ㅎㅎ

이번 등장인물 중 홍일점인 제니퍼 제이슨 리의 연기는 진정 압도적이었습니다. 완전 제/대/로/미/친/년/

미국에서는 1:12 스케일의 액션피규어까지 출시되었어요. 저도 몇체 있지요.ㅎㅎ

확실히 타란티노는 관객의 이목을 스크린에 집중 시킬 줄 아는 영리한 감독입니다. 과연 여덟명 중 누가 살아남아 잡화점을 빠져 나갈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멋진 서부잔혹극으로 빠져보세요!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95%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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