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키위퐈이의 또다른 자아 키위파이입니다. 요며칠 너무 무거운 주제의 영화만 소개해 드린 것 같아서 오늘은 가벼운 오락영화 한편을 소개할께요. 2015년 10월 개봉한 '특종:량첸살인기' 입니다.
영화는 어두운 밤 공원에서 잔인하게 벌어지는 한 살인사건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그리고 다음날 사건현장에 몰려든 주인공과 언론 기자들...
주인공 허무혁(조정석분)은 CNBS라는 케이블 뉴스채널의 기자입니다. 최근 대남실업이라는 대기업 납품비리 의혹을 취재 보도 한 후 그 회사가 CNBS의 메인 광고주인 부양(거의 삼성급)과 친인척 관계였다는 걸 알게되고 광고주로 부터 거센 항의를 받아 결국 모든 책임을 떠안고 해고 되어버리지요.
졸지에 백수가 된 무혁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바지 주머니에서 퇴사전 자신에게 걸려왔던 연쇄살인마 (지난 28개월간, 7명을 톱니칼로 잔인하게 살해한 미제사건 - 오프닝때 보여준)가 자신의 옆집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제보의 메모를 발견합니다. 제보 당시 광고주 문제로 회사가 발칵 뒤집혀서 까맣게 잊고 있었거든요.
취업은 안되고 낙심하던 차에 제보자를 만나보기로 하고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던 제보자의 안내에 따라 그 집에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무역은 범행의 증거로 보이는 물건들과 훼손된 신체, 피, 살인시 느꼈던 감정등이 담긴 메모등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 집을 뛰쳐 나와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하지만 다음날 TV에서는 아무런 뉴스도 나오지 않고...
무혁은 그 집에서 가져온 증거 자료를 이용해 특종을 터트리고 CNBS에 복직하면서 승승장구하다가 위기를 맞고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눈덩이처럼 커지는 사건들과 이를 수습하려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이후 유쾌하고 스피디하게 펼쳐집니다.
소재도 좋았고 스토리도 매우 유쾌하고 흥미로운 전개와 풍자&해학까지 갖춘 꽤 괜찮은 영화였어요.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특종에 혈안이 된 언론과 미디어의 폐혜를 까는 긴장감 넘치는 블랙코미디로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재미있고 잘 만든 시나리오였는데...
갑자기 허무혁의 아내 수진(이하나분)을 스토리에 껴 넣으면서 영화는 확 망가져 버렸습니다. 만삭의 몸으로 살인현장을 찾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과 영화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 갤러리 씬등... 영화를 겉도는 아내의 장면들이 영화의 흐름을 다 끊어 놨어요. 게다가 이하나의 연기도 너무 어색하고 답답합니다.
마지막 이사가 주인공에게 하는 대사
"뉴스란게 그런거잖아. 뭐가 진짜고 가짜인지 가려내는거? 그거 우리일 아니야. 보는 사람들 일이지. 그들이 진짜라고 믿으면 그게 진실인거야."
감독이, 무혁의 갓태어난 아이의 유전자 감식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 불에 태우며 진실이라 믿기로 결심한다는 중의적인 연출을 원했던 것 같은데 제가 볼땐 다 사족이에요.
그냥 싱글이나 이혼남 캐릭터로 설정하거나 부인은 전화 통화정도로만 등장하고 결말을 다듬었다면 훨씬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잘빠진 영화로 인정 받고 흥행했텐데... 하는 아쉬움이 아주 크게 남습니다. 제가 제작사라면 통편집하고 엔딩 새로 찍으라고 했을거에요. (월권인가?)
기록보다 더 흥행할 수 있었는데 입소문을 타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한 것에는 다 원인이 있겠죠. 게다가 영화 속 가상의 소설인 '량첸살인기'라는 촌스런 부제도 어느정도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그냥 '살인마 일기' 같이 중국색을 빼거나 아예 없애는게 더 유리했을 것 같다도 생각이 들어요.
암튼 좋은 소재와 플롯, 연출을 가지고 잘 나가다가 삐끗한 것 같아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그냥 이하나 부분은 없다고 생각하거나 그렇게 까다롭지 않은 성격을 가지셨다면 이 영화 추천드립니다. 재미와 쪼는 맛은 제가 보장해요.ㅎㅎ
첫 원톱 주연을 맡은 조정석의 깨알개그는 이 영화에서도 빛이 납니다. 이제 얼굴만 봐도 웃기네요.ㅎㅎ 특히 소극장에서 x된 표정의 클로즈업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금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