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o Nutbox?

[성장하는 육아일기] 둘째

11 comments

epitt925
78
10 months agoSteemit2 min read

IMG_2865.jpeg

둘째는 아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아팠다. 신우증이 심해 대학병원으로 산부인과를 옮겼고 출산도 그곳에서 했다. 출산할 때도 태변이 목에 걸려 2주동안 중환자실에 있었다. 손바닥만한 아이 몸에 붙어 있는 패치와 어린 줄기처럼 가느다란 팔에 꽂혀있는 주사바늘을 볼 때면 꼭 내 가슴을 바늘로 찌르는 듯 했다. 한 번 안아보지 못하고 인큐베이터 안에서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안아주겠다고, 아프지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몇번이나 빌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예전 기억은 희미해져간다. 여느 아이와 다를 바 없이 개구지게 사고를 치는 아이를 볼 때면 아이를 야단치게 된다.

다행히 아이들은 밝고 건강하게 자란다. 둘째 성장이 꽤나 느린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둘째는 아기때부터 작았고 성장이 느렸다. 아이마다 성장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다른가보다. 적정치에 많이 미치지 못한다며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있다. 오늘은 mri 검사를 받기위해 병원을 찾았다. 수면 진료를 하기 위해 주사바늘을 꽂았다. 깡마른 체형에 혈관이 잘 보이지 않아 선생님이 두 번이나 주사바늘을 꽂았다. 참느라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다. 아프긴 많이 아팠는지 “주사 또 맞아야 돼.”를 서너번 물어보며 확인한다. 이제 주사는 더 안맞아도 된다고, 끝나고 솜사탕을 사준다는 말에도 쉬이 표정이 풀리지 않는다. 얼른 검사가 끝나고 다시 발랄한 모습으로 돌아오면 좋겠다.

당연히 검사결과가 잘 나올 거라 믿고 있지만 혹시나 어떤 문제가 있어도 괜찮다. 남들보다 조금 느리지만 올바른 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가 아플 때나 부족할 때, 사고뭉치가 될 때에도 변함없이 곁에서 힘이 되는 아빠가 되어야겠다. 아이가 성장하듯이 나 역시 부지런히 성장하며 아이와 나란히 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얼른 검사가 끝나고 아이를 가슴 가득 안아주고 싶다. 잘했다고 많이 사랑한다는 말도 잊지 말아야겠다.

Comments

Sort by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