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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전, 아빠 육아 휴직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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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y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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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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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몇 주 전 아빠 육아 휴직 신청 후, 최종 승인까지 완료 됐습니다.

마음 졸였었는데, 최종 승인 떨어지니 참 홀가분합니다.

휴직 신청에 대한 승인 단계가 많네요.

인사과 담당 사원 -> 팀장 -> 실장 -> 상무 -> 인사팀장

비록 승인 단계는 많지만, 사전에 팀장하고만 얘기가 잘 되면 그 뒤부터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오케이입니다.

팀장과 잘 얘기 하기 위해서 선의의 거짓말이 조금 필요했습니다.

팀장은 현재 우리 가정이 육아 문제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육아 휴직 면담 할 때, MSG 좀 적당히 뿌렸죠.^^




이번달 말까지 근무하고, 6월 초부터 휴직 시작입니다.

스무살 이후로 10년 가까운 기간동안 군휴학 제외하고 쉼없이 등하교 했었고,

졸업과 동시에 회사 입사 후, 15년 가량을 쉼없이 출퇴근 해왔습니다.

이제서야 제 인생에 쉼표를 찍을 수 있게 됐습니다.

기쁨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

보통 출퇴근 시간 포함,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10시간을 넘습니다.

수면 시간 빼고 나면 하루 24시간 중 가족과 보내는 시간, 나만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대여섯 시간 정도 될까요.

내가 일하려고 태어난 것도 아닐텐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못하고, 직장에 묶여 일만하다가 젊은 시절 다 보내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특히,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빈 집에 덩그러니 혼자 있다보니, 이런 생각이 자주 들었던 것 같습니다.

뭣이 중한디. 이런거 있죠?

코로나 터진 이후로는 고향에 한 번도 못 내려갔습니다.

부모님 얼굴 직접 뵌 지가 1년이 넘었네요..

어제 happyworkingmom 님이 포스팅으로 공유하신 아래 영상이 더욱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만, 세상만사 뜻대로만 되는 게 아니잖습니까.

갑작스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거고, 예기치 않은 병을 얻을 수도 있고.

마흔 이후로 부쩍, 죽음에 대한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나이를 80세 정도로 보면, 인생의 반 정도 지났습니다.

육아 휴직 1년 동안, 아무쪼록 아내 외조 잘 하면서 앞으로 제 2의 인생은 어떻게 살아갈 지 구상해야겠습니다.

딸아이가 내년부터 초등 입학이라 교육비에 대한 변수가 있지만, 매달 쓰는 금액을 따져 봤을 때 FIRE 도 아주 불가능할 것 같지 않은데 말입니다.

인당 한 달 지출 금액을 200만원으로 잡으면, 1년에 2,500만원만 passive income으로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면 될 것 같습니다.

회사 출퇴근 하지 않고, 인생 후반 살아갈 방안을 지속 고민해야겠습니다.
(스팀, 스달 가격이 현 수준 유지만 계속 된다면 더 고민할 것도 없는데 말이죠.)

1차 단기 목표는 1년 후에도 회사에 복직하지 않는 것입니다.
(직장 동료들에게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호언장담을 해놨습니다.)

복직 신청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퇴사 처리 된다고 하네요.^^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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