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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이 달의 작가, 시 부문 「태백육개장」특별한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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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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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육개장」특별한 손님
@Jamislee 이응률

그는
그 식당의 아주 특별한 단골손님이다
식당 문을 열면 첫번째 식탁 의자가
그만을 위한 지정석이다
물, 숭늉, 김치, 수저 놓기는 셀프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모두 갖다 바쳐야 한다
그 식당의 왕 대접이다

그는
연탄배달 아저씨다
연탄 한 장 값은 740원
1장을 배달하면 110원
하루에 3천장을 트럭으로 배달한다
태백의 삼표 연탄공장에서 연탄을 싣고
도계, 삼척, 봉화, 영주
각 가정의 연탄 광까지 배달하면서
그의 손과 얼굴은 온통 새까맣다
손도 씻고 옷도 털고 식당에 들어오지만
한 끼 식사를 위한 그의 좌석은
식당 문 열자마자 첫번째이다

그릇에 컵에 수저에 연탄가루가 묻을까봐
그는 손도 까딱하지 않으면
식당 알바생인 나는 그에게 모든 것을 갖다
바친다
그의 하루 생에 거룩한 육개장을
바친다
그는 아낌없이 모든 음식을 싹싹 비우고
쟁반 위에 1만원 지폐를 내려놓고
나간다
그의 손길 때문에
따뜻한 겨울나기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두 손 모아 지폐 한 장 품은 가슴을
두근두근 확인한다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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