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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항해일지] 늪에 빠져 있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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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choi
65
10 months agoSteemit3 min read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재학 기간 중 여대생 특전사로 (?) 뽑혀서 낙하산 훈련까지 성공적으로 완수 했던, 한국 무용 전공의 엄마 ㅎㅎ
늦은 나이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반까지 성공한 엄마.
당신의 마지막 암 투병도 끝까지 그러한 집념으로 최선을 다했던 엄마...

그러한 엄마에게 어렸을 때 배웠던 큰 가르침 중에 하나는

'늪에 빠져 있지 말 것' 이었다.

하루는 열심히 준비했던 시험에서 엄청난 성적 하락을 보였었고 매우 의기소침해져 있는 상황에서
엄마에게 또 많이 혼나고
어린 중학생 - 사춘기의 마음에 심적으로 짧은 시간에 너무나 큰 감정의 요동이 있었던 나는
화가 나서 방을 뒤짚어 엎은적이 있었다. 아마 중학교 3학년 때 쯤이였던 것 같다.

뭐, 더 크게 혼났을 수도 있었을 상황이었긴 한데
엄마는 나를 불러 조용히 이야기를 했다.

"살면서, 큰 어려움은 마주칠 수 밖에 없어. 그럴 때 자신을 놓아버리고 화가 나는대로, 혹은 슬퍼하는 대로 자신을 그대로 주어져 버리면, 그 늪속으로 점점 더 빠져서 나오기가 힘들어 진단다. 그때 되도록 빨리 나와야해.."

엄마는 어렸을 때, 참 힘든 경험이 많았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엄마를 따라서 나왔고,

(경북여고를 나온 할머니는 국회의원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셨는데, 첩을 들인다는 말에 그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아이 둘을 등에 엎고 한겨울에 그 부잣집을 나왔었다. 그 당시만 해도 이런 상황이 예사롭지 않아서 지역 신문까지도 나왔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두 아이를 먹여살리기 위해서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일본으로 잠시 유학을 떠났고
엄마와 외 삼촌은 각각 친척집에서 눈칫밥을 먹으면서, 사춘기를 보낸 경험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참 많이 힘들었었고

진정 마음은 안 그랬었지만, 가시돋힌 말을 많이 하던 할머니 (엄마의 엄마)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었다.
그런 삶 속에서 정신줄을 놓지 않기 위해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이겨내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서 어찌보면, 더 크게 혼날수도 있었던 상황인데
엄마는 조용히 자신의 어렸을 때 힘든 이야기를 해주셨고 (처음 듣는 이야기 였다.) 그런 상황에서 마음이 바닥으로 내려 갔을 때 그 늪에서 얼른 얼른 빠져 나와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참으로 진정성 있는 이야기 였고, 그 당시 분주했던 내 마음을 움직였던것 같다. 그래서 그 뒤로 그런 만행(?) 을 저지른적은 없었다. ㅎㅎ

참 감사한 가르침이다.

오늘 마케팅 팀과 미팅을 하면서 몇 개월째 실적이 나지 않아서 막혀 있고, 또 지쳐 있는 상황에서 위와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일단 늪에서 나와야 한다. 감정적으로 힘들고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것은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수를 인정하고 새 길을 찾으면 되고, 그 길도 아니라면 빠르게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분명 길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개인적으로 큰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저 경험을 상기하려 하지는 않지만 뭐랄까.
마음에 크게 내재화 되어 있는 가르침 중에 하나 인것 같은데 오늘 문득 생각이 나서 정리를 해본다.

무엇인가에 잡혀있거나, 움직이기 어렵다. 힘들다라는 생각이 들때에 일단 늪에 빠져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러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오히려 단순해 질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늪에서 나와야 한다.
그리고 일단, 몸에 뭍은 흙을 털어내고 새 길을 찾아보자.
그러면 새길이 보일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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