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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사자성어 중에 타산지석처럼 입에 회자되는 성어는 드물 겁니다. 그런데 또 타산지석처럼 그 유래가 드러나지 않은 경우도 드문 것 같아요. 한자구성은 꽤 간단합니다.
다를 타(他), 산 산(山), 어조사 지(之), 돌 석(石)-
이 정도로 쉬운 한자 사자성어도 참 드물 겁니다. 그러면 아마 해석도 쉽겠지요?
다른 산의 돌-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해석을 해놓고 봐도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지 애매합니다.
이 사자성어는 공자가 편찬한 시경(詩經) 중에 나오는 문구인데요.
우선 돌…이 세상에서 무엇을 상징하는지 생각해 볼 기회입니다.
돌은 흔한 것이고 그래서 하찮은 것으로 봅니다. 좀 더 확장하자면 소인(小人)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소인이란 의식이 고정되어 있고 그 경지가 낮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반면 소인의 반대는 군자(君子)인데 군자는 옥(玉)으로 비유되곤 합니다. 옥이란 원석일 때는 아무 것도 아닌데 자르고 갈고 연마하여 마침내 가치있는 보물이 되는 것이 마치 군자가 자기를 수양해가는 것과 흡사합니다. 옥을 다듬는 그런 과정을 절차탁마(切磋琢磨)라 하는데 그 표현이 공부와 수양에도 같이 쓰이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 산에는 옥이 있고 다른 산에는 돌이 있다고 해볼까요?
옥산이 자기가 잘났다고 돌산을 비하한다면 그건 군자답지 못한 일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대할까요?
그 돌로 옥을 갈고 다듬는데 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럴 때 하찮아보이는 그 돌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지요. 소인은 군자를 비하하고 싶어하고 질투합니다. 하지만 군자는 그와 같아서는 군자가 아니지요. 소인의 언행을 보며 자기를 다듬는데 씁니다. 옥이 괜히 옥이 아니며 군자가 그냥 불러주는 군자가 아닙니다. 내 맘같지 않은 주변의 말, 세상의 말을 고요히 지켜보며 때로 격동하는 마음을 잡아 스스로 자르고 부수고 다듬고 연마합니다. 그래서 타산지석을 삼는다는 말이 나온 것이며 천년이 넘도록 살아 숨쉬는 명언이 된 것입니다.
문득 내 안을 살펴보아도 역시 옥이 있고 돌이 뒤섞여 있음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기나긴 생을 살아오면서 무수히 받아들이고 힘을 더해준 그런 돌일 겁니다. 그 돌을 볼 때마다 제거하다 보면 청정무구한 옥만 남게 되겠지요. 아무리 돌이 두터워도 진정한 당신은 그 돌이 아니라 그 속에 찬연한 옥입니다. 당신 안의 그 옥을 향해 경배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