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온 나라가 그녀의 책을 구하기위해 난리법석을 떨었다. 소설은 없는 사실을 만들어 쓴 허구이나 대부분은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살을 붙여 만든다.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도 진수가 쓴 역사서 삼국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노벨상을 받았다는 한강의 책을 나는 읽지 않았다. 책은 작가의 철학이 담겨있어야 한다. 상상력 만으로 혹은 재미있게만 만들면 그냥 편하게 TV로 코메디를 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역사소설 삼한지를 쓴 김정산을 나는 좋아한다.
그는 10년 이상의 역사공부를 통해 가능한 허구를 지양하고 사실과 사료, 고증을 통해 고대사를 암기가 아닌 재미있는 이야기로 복원하였다. 사료나 고증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심스럽게 창작을 가미해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준수한 역사소설이다.
등산후기는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없는 사실을 만들어 쓸 수는 없어 항상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런데 공룡능선의 5봉우리 중 유일하게 칠형제봉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위치도 그렇고 올린 사진도 제 각각이다.
물론 산사진은 찍은 위치에 따라 엄청 달라지기 때문에 그 모양이 똑 같을 수는 없겠지만 칠형제봉의 진정한 모습을 찾으려는 나의 노력은 거의 필사적이었다. 인터넷 블러그 등에 뜨 있는 자료를 100% 믿을 수도 없어 수많은 글과 사진을 대조하며 조사한 결과 드디어 칠형제봉으로 단정할 수 있는 사진을 찾았다.
공룡능선은 5개의 날카로운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다는 건 늘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5봉우리 중 하나인 칠형제봉이 어디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계속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칠형제봉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7개의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추측 말고는 인터넷 어디에도 시원한 해답을 내 놓지 않고 있다. 지도를 봐도 4개의 봉우리는 다 기재되어 있는 반면 칠형제봉을 표시해 놓은 지도는 거의 없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에도 칠형제은 870m봉이 칠형제봉으로 표기되어 있을 뿐이다. 현재 외설악 칠형제봉으로 인식되고 있는 칠형제봉리지 구간의 봉우리들은 인근의 천화대, 화채릉, 공룡릉, 용소골 좌릉 등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형제처럼 보이는 일곱개의 봉우리를 찾기는 아주 어렵다.
천화대에서 바라보는 오른쪽 비쭉비쭉한 능선이 칠형제봉이라는 걸 오늘에야 확신할 수 있었다. 위치적으로는 신선대 다음에 나오는 봉우리이나 봉우리 위에 올라가는 것은 비탑방지역으로 묶여 불가능하기 때문에 멀리서만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