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순례: 사패산-6 통천문(通天門) 대머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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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순례: 사패산-6 통천문(通天門) 대머리바위

산의 아름다움은 대부분 정상이나 능선에 있다. 내려올 때는 가장 빠르게 날머리로 가는 게 일상적인 등산이다. 그래서 사패능선 포대능선을 거처 하산을 시도했기에 더 이상 큰 기대는 없었다.

어디로 내려갈꺼냐는 나의 물음에 Y는 내려가면서도 바위 몇 개를 더 들릴거라고 얘기해서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그저 그런 작은 바위가 있는 모양이구나 하고 속으로 비웃었는데 어마어마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통천문(通天門)

하늘로 가는 문이라는 통천문은 어떤 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바위이다. 그 모양은 조금씩 다르지만 통천문이라는 이름을 가진 바위는 좁은 통로를 통해 하늘이 보이는 형상이다. 사패산 통천문은 거대한 바위 사이에 난 통로로 내려가는 길 중간에 있어 일부러 가지 않고도 하산 시 만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바위이다.

클라이머 Y는 아마추어 모델 활동도 활발히 해서인지 사진 찍는 나보다 훨씬 더 사진구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적당한 위치에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구하는 폼이 거의 완벽하다. 디지털로 넘어오며 노출이나 핀트에 대해 걱정하는 사진사는 거의 없다.

우리가 신경 쓰야 할 유일한 것은 구도 하나뿐이다. 특히 자연과 인물이 함께 화면에 들어 가는 인품사진의 경우 사람의 위치나 포즈가 사진의 성패여부를 좌우한다고 과언은 아닐 것이다. Y는 자기에 있어야할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했다.

산에서는 빨리 이동해야 함으로 사진 찍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 없다. 구도 잡고 모델 위치 정해주고 할 시간이 없다. 샷타누르고 다음동작으로 넘어 갈 때까지2초 이상을 지체해서는 안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보통 1000장의 사진을 찍을 경우 한 장에 2초를 소비하면 33분(2000초)이 걸린다. 한 장면을 찍기 위해 하루 종일 기다리는 작가도 있지만 정해진 시간에 주어진 코스를 돌아야 하는 나 같은 입장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다.

대머리바위

멀리서 봤을 때 반들반들한 대머리처럼 빛이나는 바위였다. 산 정상 부근에서 아직 피지 않았던 진달래가 고도가 낮아지자 드문드문 만개한 진달래가 보이기 시작해서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