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o Nutbox?

< 9-25 현재 진행중인 국제적인 사건을 보는 관점에 대해, 선전선동의 문제 >

2 comments

oldstone
84
2 years ago3 min read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국제정치적인 변화가 역사의 물꼬를 바꿀 것임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갈등과 변화의 양상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분별의 기준은 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라고 하겠다. 이런 구분은 원래 자의적이기 때문에 이견의 여지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왜 그렇게 보느냐에 대한 타당성은 이미 여러번 글을 올렸기 때문에 필자의 생각을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의 국제정치적 갈등과 충돌은 냉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군사력이 더 이상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다. 군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중의 지지를 동원해 내는 능력이다. 그것이 바로 선전선동이다. 이번에 선전선동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측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진영이다. 미국은 영국과 함께 각종 언론과 정보기관을 이용하여 매우 효과적으로 여론을 이끌어갔다. 아마도 이런 선전선동 기술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 전은 매우 빨리 러시아의 승리로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와 영국이 선전선동을 강력하게 동원한 것은 전쟁초기부터였다. 당시의 동향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도 미국과 영국은 사전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계획이 마련되어 있었던 것 같다. 최근 들어 다시 미국과 영국의 선전선동이 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영국은 미국의 수족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의 단독 행동이라고 하는 것이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훨씬 용이할 것이다. 미국이 최근 들어 다시 선전선동을 강화하는 것은 아마도 11월 중간선거 때문인 듯 하다.

이런 선전선동에 한국 인민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주류 언론들이 거의 예외없이 미국의 주장을 그대로 비판없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한국국민들은 우크라이나 전황과 유럽의 상황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동향에 대해 제대로된 언론보도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일방적인 인식의 왜곡은 우리나라의 국익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세계가 어떤 상황인가에 대한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인식이 없으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설정도 어렵기 때문이다.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도 틀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보도들은 국민들이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선전선동을 하면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역사적인 과정을 보면 이상하게도 선전선동을 열심히하는 국가나 진영이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것 같다. 선전선동을 가장 처음 본격적으로 실시했던 나찌가 패망했다. 냉전이후 소련을 중심으로 강력한 선전선동을 했으나 패배했다. 사회주의 선전선동을 나찌의 선전선동과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냉전이후 사회주의의 선전선동은 강력했고 서구를 압도했다. 그러나 그런 압도적인 선전선동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는 냉전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 선전선동을 가장 효과적으로 하고 있는 측은 미국이다. 러시아는 그에 비해 매우 소극적이며, 선전선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한때 세계 최고의 선전선동 능력을 가졌던 소련의 후예가 이렇게 선전선동에 무관심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 물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이 러시아의 SNS 접근 자체를 차단했기 때문에 러시아가 소극적일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무방비로 있는 것도 이해하기는 쉽지 안다.

선전선동을 주도하고 있으면 전쟁상황도 주도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미국은 선전선동을 전쟁수행에 유리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전쟁이 선전선동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어떠한 갈등과 충돌이든 그 핵심은 누가 더 강한가에 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택동은 말했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앞으로 국제질서의 재편을 가장 강력하게 추동할 것은 무엇일까? 선전선동은 아니다. 일국의 권력이 총구에서 나온다면, 앞으로의 세계질서는 자본과 기술이 아니라 원료와 시장이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미국 동맹 대 중러 동맹의 갈등은 시작되었고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저런 선전선동적인 마스크를 걷어 내면 결국 미국동맹 대 중러동맹의 대결은 자본과 기술 대 원료와 시장의 대결로 정리될 수 있다.

선전선동으로 우리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도록 해서는 안될 것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 선전선동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측은 역사적으로 패배했다. 선전선동은 인민들에게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그리하여 처음에는 유용한 것 같지만 시간이 가면서 현실과 인식간의 괴리가 생기게 되면 인민들의 지지가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Posted through the AVLE Dapp (https://avle.io)

Comments

Sort by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