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17(금)역사단편46: 전후 삼한고(前後 三韓考)

neojew -

단재의 전후삼한고 1부를 읽어본다.

  1. 인용서의 선택

1.1.인용서의 진위 변별

아직 고분 발굴이나 고적 탐사나 유물 유적 연구 같은데 지식과 기구가 모두 부족한 우리로서는
우리 고사를 연구하려면 오직 옛 사람이 끼친 서적으로 자료 삼을 뿐인 것은 물론이다.
서적이라면 우리의 것뿐 아니라 인접국의 것도 가능하며,
지난시대의 소위 정사(正史)라는 것보다도
혹 신화, 소설, 요담(妖談), 잡서에서 직접 혹 간접으로 사적 가치를 더 얻는 수도 있지만,
그러나 이는 선택할 줄을 안 연후의 일이다.

어찌 아무 변별도 없이 조선에 관한 기재만 있으면
산해경이나 죽서기년이나 포박자(抱朴子: 도교 이론서)나
박물지(博物誌: 백과사전)같은 것을 가치를 묻지 않고 인용하며,

후세 사람의 위조라고 세상사람 모두가 다 말하는 요전('상서'중의 편명)과
우공(禹貢: 상서)의 우이(嵎夷)니 도이(島夷)니 하는 것을 가져다가
4, 5천년전 조선사의 한 장을 채우려 함은 또한 가소로운 일이 아니냐.

페리클레스가 속인 기록에 의하여 아테네는 매번 스파르타를 이긴 줄로 알며,
기전 390년 갈리아 인(人)의 침략 이후에 로마인이 나중에 기록한 로마 옛 사서에 의하여
옛 로마의 연대 사적 등을 믿으면 너무도 어리석은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고대사(古代史)를 논술함에 먼저 인용서의 가치를 성찰할 것이다.
<출처:전후 삼한고>

우이(嵎夷): 해가 돋는 곳, 산모퉁이에 사는 오랑캐
도이(島夷): 섬나라 오랑캐

단재는 영어에도 능통해서 유럽의 역사서들도 읽었다.
그 과정을 통해 분명하게 깨우친것은 한가지.
모두가 자국 중심으로 역사서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아'와 '비아'의 투쟁에 대한 기록이 곧 역사서인데
어떻게 남에 시각에서 역사를 배우면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