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을 버리면 역사가 없을 것이며,
역사를 버리면 민족의 그 국가에 대한 관념이 크지 않을 것이다.
< 출처: 단재 신채호, 讀史新論[독사신론]>
是以(시이)로 麗(고려) 惠宗時(혜종시)에
契丹(거란)이 大氏를 破(대씨를 파)하여
全滿(전만)을 據有(거유)하매
我 檀君(아 단군)의 발상지가 居然(거연) 外族에게 入(외족에게 입)하니,
凡(범) 我 扶餘民族(아 부여민족)이
個個(개개) 釗을 拔(검을 발)하고 踊躍(용약)할 時代(시대)거늘,
此時(차시)에도
尙且(상차) 鴨綠 以東(압록이동)만 株守(주수)하여
祖宗(조종)의 讐(수)를 不問하며
民族(민족)의 憤(분)을 不思(불사)하니,
此 其故(차 기고)가 何在(하재)오하면,
卽 金文烈(즉 김부식)이 渤海(발해)를 我史에 不著(아사에 불저)하여
此 土地(차 토지)가
我民族(아민족)의 所有(소유)됨을 不知(부지)한 故( 고)니라.
<출처: 讀史新論(독사신론), 독립기념관제공>
是以(시이): 이 때문에
據有(거유): 자리잡아 자기것으로 만듦
居然(거연): 슬그머니, 쉽게
凡(범): 무릇
拔(발): 뽑다
踊躍(용약): 뛰어서 달려감
尙且(상차): 오히려 더욱
株守(주수): (어리석게) 그루터기를 지키다.
守株待兔(수주대토: 나무그루터기 지키며 토끼를 기다리다.]의 일화를
인용하 것이다. 그 내용은
'춘추전국시대 송나라 사람 중에 어떤 농부가 있었다.
밭 가운데 나무 그루터기가 있었는데,
풀숲에서 갑자기 한 마리의 토끼가 뛰어나오다가
그루터기에 부딪쳐 목이 부러져 죽었다.
농부가 이것을 보고 일도 하지 않으며 매일같이 그루터기 옆에
앉아서 토끼가 뛰어나오길 기다렸다.
그러나 토끼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 사이에 밭은 황폐해져서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농부는 나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
≪한비자≫의 <오두편(五蠹篇)>에 나온다.
祖宗(조종): 군주의 조상
讐(수): 원수
憤(분): 원한
(옮기면)
이 때문에 고려 혜종 때에
거란이 대씨를 격파하여 전 만주를 자기것으로 만들어서
우리 단군의 발상지가 슬그머니 다른 민족의 손에 들어가니,
무릇 우리 부여 민족이 각기 칼을 뽑아들고 뛰어서 달려갈 시대인데도
오히려 더욱 압록강 동쪽만 지키고 앉아
조상들의 원수를 묻지 않으며
민족의 원한을 생각하지 않으니,
그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 하면
곧 김부식이 발해를 우리 역사에 기록하지 아니하여
그 땅이 우리민족의 소유임을 알지 못한 때문이다.
<출처: 讀史新論(독사신론)>
이 구절에 관해서는 단재에게 오류가 있다.
발해가 최초에 망한것은 926년이고, 김부식의 ‘삼국사’는 1145년이다.
당시만해도 연도를 비교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시대라는 점은 고려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