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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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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y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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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9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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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 검색


저자 : 사이페딘 아모스

레바논 아메리칸 대학 경제학 교수, 컬럼비아 대학 자본주의사회센터 회원.




부제 : 화폐의 역사와 블록체인 기술로 알아보는 비트코인의 참모습



이 책의 서문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썼다.

책이 출간될 시점만 해도 탈레브 아저씨는 비트코인 옹호자였던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나심 탈레브는 비트코인 가격이 결국 0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저자가 말한 이 책의 목적,

비트코인에 얽힌 경제학을 이해하고, 역사 상 화폐 기능을 충족하는 데 쓰인 수많은 기술을 디지털에서 재현한 존재로써 비트코인이 어떻게 쓰이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경제적 특성과 운영 방식을 밝힘으로써 독자가 충분히 알고 이해한 후 비트코인을 사용할 지 결정하도록 돕는 것.


책을 읽으며 내가 발췌한 이 책의 주된 목적 하나는 '금본위제를 포기하면서 시작된 비건전화폐 세상에서 다시금 건전화폐 세상으로 가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비트코인임'을 자연스럽게 이해시켜주기 위한 책이다.


빽빽한 글씨에 400페이지 분량의 내용이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좀 부담스러웠으나, 은근 속도감 있고 내용도 지루하지 않다.

경제, 통화 전반에 관한 것 뿐 아니라 비트코인의 내재가치에 관해 또 한 번 나의 무지의 벽 너머에 있는 세상을 잠깐이나마 구경할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비트코인의 역사, 비트코인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바로 잡아주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에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안겨줄 잠재력이 있다는 막연한 믿음에 대해 벗어나게 해주었다.

블록체인을 통한 탈중앙화가 모든 분야에 대해 결코 좋은 건 아니라는 점, 중앙화되어 관리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분야가 많다는 것이다.

화폐 시스템에 대해서만은 효율이 떨어지고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탈중앙화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예전에 읽었던 '인벤팅 비트코인'에 이어, 이 책도 비트코인 투자자라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고대 로마 황제들이 금화와 은화의 함량을 낮춰가며 돈의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세금은 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역사 소개 부분이 있다.

로마제국 멸망에 크게 영향을 준 화폐 발행 남발로 인한 인플레이션 발생을 보니,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이 겹쳐보인다. 특히 미국의 달러 무한 프린팅의 끝은 어떻게 될까.




아이작 뉴턴은 영국의 왕립조폐국장이었다.

1717년, 아이작 뉴턴이 있는 왕립조폐국에서 세계 최초로 현대식 금본위제를 선택.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

일자리가 절박한 사람들은 굶고 있는데, 생산자는 임금이 비싸 고용하지 못하는가 하면 농부는 가격을 높이 유지하려고 곡식을 태워야 하는 정신 니간 상황이 벌어졌다.

이것도 왜이리 낯설지 않지?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일으킨 원인은 오직 통화량의 확대였다는 점.




stock to flow 모델로 현재 비트코인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보곤 했는데, 이 책에서 stock 과 flow가 무엇인지 대해 알려준다.

어떤 돈의 가치가 얼마나 견고한지 파악하려면, 그 재화의 공급과 관련한 다음 두 가지 숫자를 보면 된다.

  • 저량(stock) : 이제껏 생상된 양에서 이제껏 소비되거나 파괴된 양을 뺀, 기존 공급량.

  • 유량(flow) :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 추가로 생산될 양.

저량과 유량의 비율은 그 재화가 돈으로서 얼마나 견고한지, 그래서 돈으로 쓰기에 얼마나 적당한지 보여주는 믿을만한 지표다.

저량/유량 비율(stock to flow ratio)


플랜비가 말하는 stock to flow 모델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야 희미하게 느낌 온다.




저자는 거시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를 완전 쓰레기 취급한다.

케인스는 경기후퇴와 불황에 대해 재정 정책 사용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 인물이다.

저자는 케인스를 경제학을 전혀 공부하지 않은 통계학자이고 케인스의 유명한 저서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를 끼적거린 헛소리 치부한다.

그리고, 케인스가 아동 성애자였다는 공공연한 비밀에 대해서도 말하며 비난.



아래부터는 책을 읽으며 기록해 둔 본문의 문장들 중 일부.



처음 투자해야 할 것은 비트코인을 구입하는 데 들일 돈이 아니라,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구입하고 저장하고 소유할 방법을 이해하는 데 들일 시간이다.

비트코인 본질 상 그런 지식은 누가 대신 배워 줄 수도 없고 누가 대신 실행해 줄 수도 없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데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녀야 할 책임감, 그것이 비트코인에 합류하기 위해 해야 할 진짜 투자다.




새로 더 생산하기가 힘들수록 그 돈은 견고하다.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돈을 단단한 돈, 경화(hard money)라 하고, 공급을 늘리기 쉬운 돈을 부드러운 돈, 연화(easy money)라 한다.




무언가 화폐 기능을 하려면 생산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야 한다고 해도 뜻이 통한다.

그렇지 않다면 저렴한 비용만 들여도 돈을 만들수 있다는 유혹이 일어나 저축한 사람의 부가 침해받게 되고, 따라서 그 매개에 가치를 저장하려는 이유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조개 껍질은 채취하기 힘든 시절에 돈으로 쓰였고, 담배는 만들거나 구하기 힘든 교도소에서 돈으로 쓰인다.)




어떤 물건이든 가치저장 기능을 잘 수행하려면 '가치저장 수단으로써 수요가 늘면 가격이 올라가야 하는 한편, 생산자는 가격이 크게 떨어질 정도로 공급을 부풀리지 못할 제약을 받아야 한다.'는 난제를 풀어내야 한다.

그런 상품이 있다면 이를 가치저장 수단으로 쓴 사람이 보상을 받고 장기적으로 부를 늘리게 될 것이다.




우리 시대에 정부화폐가 기본 화폐를 유지하는 원인은 여러가지다.

  1. 정부는 세금을 정부화폐로 내야 한다고 명령하기 때문

  2. 정부가 은행 제도를 통제하고 규제하기 때문에 은행은 정부가 인정한 화폐로만 계좌를 열고 거래할 수 있음.

  3. 대부분 국가에서는 다른 돈으로 결제하는 행위가 법정화폐 관련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




세상이 현금에 점점 덜 의존함에 따라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돈을 정부가 감독하는 은행에 넣어두게 되고, 그리하여 재산 몰수나 자본 통제에 더욱 취약해진다.




화폐 통제는 결국 부를 생산하는 사람에게서 부를 빼앗아, 사회에 가치가 있는 물건을 실제로 생산하지도 않으면서 화폐를 통제하는 데만 특화한 사람에게 넘겨주는 결과가 된다.

생산적 방법으로 부를 얻으려는 사람을 가난하게 만듦으로써 부자가 되는 길이 계속 열려 있다면 그런 사회는 절대로 번영할 수 없다.

20세기는 정부가 시장이 선택한 화폐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정부 발행 지폐를 폭력과 협박으로 사람들에게 강요한 시절이므로 불건전화폐와 전능한 국가의 시대라고 할 만하다.




우리가 사는 현대 세계는 제1차 세계대전 이전 금본위제 시절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에는 19세기에 등장한 발명을 정제, 개선, 최적화, 효율화, 대중화한 시기일 뿐이다.

놀라울 정도로 진보한 20세기 세계만 살피다 보면 세계를 완전히 바꿔놓은 진짜 발명과 혁신은 거의 모두 19세기 황금시기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 온수/냉수 수도, 실내 화장실, 배관, 중앙난방

  • 전기, 내연기관, 대량생산

  • 자동차, 비행기, 지하철, 전기식 엘리베이터

  • 심장수술, 장기이식, 맹장수술, 인큐베이터, 방사선치료, 마취제, 아스피린, 혈액형과 수혈, 비타민, 심전도계, 청진기

  • 석유화학제품, 스테인레스 스틸, 질소비료

  • 컴퓨터, 전화, 무선전신, 음성녹음, 컬러사진, 영화




금융위기와 불황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원인은 중앙에서 정부가 자본시장을 통제, 즉 화폐 공급을 확대하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대규모로 일자리를 잃는 시기는 오직 중앙은행이 화폐 공급과 이자율을 조작하는 시대에만 다가온다.

하이에크는 이렇게 표현했다.

"실업이 파도처럼 닥치는 원인은 '자본주의'가 아니라, 기업이 정당하게 돈을 벌 권리를 부정하는 정부다."




케인스주의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같은 국정화폐론 지지자는 국가가 돈이라고 정하면 무엇이든 돈이 된다고 보기 때문에 돈을 마음대로 다룰 특권도 국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 특권이란 결국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돈을 찍어낼 권한이다.




명목화폐를 사용하는 세상에서는 기업이 고객을 모시는 것보다 중앙은행에서 돈을 내보내는 수도꼭지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받아 운영할 수 있는 회사는 그렇지 못한 경쟁자보다 계속 유리할 것이다.

사회에 제공하는 서비스보다는 더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얻을 능력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요건과 더 밀접해진다.




비트코인은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프로그래머가 다양한 기술에 의지하여 시행착오를 겪으며 혁신한 끝에 등장하였으며, 제3자를 신뢰하여 중개자로 이용하지 않고도 디지털 결제를 가능케 하는 첫 번째 공학적 해결책이다.

비트코인은 희소성이 검증된 최초의 디지털 객체로서, 최초의 디지털 현금이 되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희소성 뿐 아니라 절대 희소성을 최초로 구현한 사례이기도 하다.

즉 사상 처음으로 총량이 늘어날 수 없게 고정된 유동성 상품이다.

희소성이란 비트코인이 발명되기 전까지만 해도 언제나 상대적 개념이었지 절대적 개념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떤 실물 재화가 유한하여 절대 희소성을 띈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모든 재화의 생산량 상한선은 그 재화를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에 따라 결정되었지, 그 재화가 지구에 존재하는 양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절대로 아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계속 늘어나다 2140년이 되면 21,000,000개를 모두 채운다.

하지만 증가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중 2천만 개는 2025년 정도까지 채굴되고 나머지 1백만 개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채굴될 것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개인 대 개인 네트워크 사례는 온라인 파일 공유 프로토콜인 비트토렌트(BitTorrent)다.

냅스터(Napster) 같은 중앙화 파일 공유 웹사이트는 법에 저촉되어 단속되었지만, 탈중앙이라는 특성을 지닌 비트토렌트는 법으로 폐쇄할 수 없다.

비트토렌트는 전 세계에서 사용자를 계속 늘려간 끝에 전 세계 인터넷 전송량 중 약 1/3을 차지한 적도 있다.

비트토렌트와 비트코인이 이용하는 네트워크는 서로 비슷하지만, 비트토렌트 네트워크 구성원은 비트로 된 영화, 노래, 책을 공유하는 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구성원은 비트코인 거래를 담은 장부를 공유한다.




블록보상이 줄어들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들어가던 자원은 이제 새 비트코인을 만들기보다는 거래를 처리하여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주로 쓰일 것이다.




비트코인 발명이 21세기 정치 현실에서 중요한 이유는 현대 국가가 등장한 후 정부가 금융으로 행사하던 영향력에서 개인이 확실하게 벗어날 해결책을 처음으로 준 기술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여전히 괴상한 인터넷 실험처럼 비치는 와중에도 계속 살아남아 점점 가치를 키워가므로, 우선 순자산이 많은 개인과 기관투자가가 진지하게 주목하기 시작할 것이고, 그 이후에는 중앙은행도 그리 할 것이다.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사용할 지 고려하기 시작하는 그 순간, 사람들이 예금을 인출하러 은행에 몰려드는 뱅크런 사태와 반대로 중앙은행이 모두 비트코인을 구하려고 몰려드는 일종의 역 뱅크런이 벌어진다.

중앙은행 가운데 한 곳이라도 비트코인을 구입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중앙은행도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 받은 셈이 되어 같은 방향으로 급하게 움직일 것이다.




비트코인의 우위는 속도, 편리함, 사용자 친화적 경험이 아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바로 아무도 쉽게 바꿀 수 없으므로 불변하는 통화정책을 가졌다는 데서 나온다.

비트코인은 사용하기에 직관적이지만 바꾸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은 자발적이므로 아무도 쓰라고 강요하지 않지만, 이를 쓰고 싶은 사람은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경제에서 일어나는 거래 중 대다수에서 이미 준비통화 내지 준비자산으로 쓰이고 있다

비트코인이 계속 성장한다면 온체인 거래보다 오프체인 거래 수가 더 빠르게 느는 편이 자연스럽다.

(중략)

라이트닝 네트워크라는 기술이 있는데, 비트코인 장부는 이체 처리가 아니고 잔고 타당성 검증에만 쓰고 각 노드는 오프체인 결제 채널을 운영하여 거래 처리 용량을 늘리려는 목표로 개발 중인 기술이다.




2014년부터 '비트코인은 중요하지 않지만, 비트코인에 숨은 블록체인 기술은 유망하다.'는 염불을 지겹게 반복하는 금융사 임원, 언론인, 정치인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비트코인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온라인 거래를 효율적이고 저렴하고 빠르게 하는 방식이 아니다.

사실은 중앙화 방식에 비하여 매우 더디고 효율이 낮다.

유일하게 우월한 부분은, 제3자의 중개를 신뢰해야 할 필요를 없앴다는 데 있다.

제3자가 중개할 필요를 제거하여 최종 사용자가 얻는 가치가 엄청나기 때문에 비용 상승과 효율 감소라는 단점을 감내할 만한 분야가 아니라면 이 기술을 적용할 의미도 없다.




신뢰를 바탕으로 결제, 매매, 장부기록을 수행하는 제3자에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사용하기에 매우 비싸고 비효율적일 뿐이다.

게다가 비트코인 아닌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번거로운 구조와 높은 비용도 부담하는 한편 제3자를 신뢰해야 하여 보안 위험까지 가중되므로, 두 세계의 단점만 모은 결과물이다.

블록체인을 특별히 맞춰 설계한 대상, 바로 비트코인만이 예외다.




블록체인 컨설턴트들은 주식 거래, 재산 등기, 투표, 결제 청산을 블록체인으로 하는 시제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중 상업화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 미국 버몬트 주 정부가 최근에 결론 내렸듯 이미 출시된 데이터베이스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의지하는 방법이 훨씬 간단하고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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