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코드의 셔레이드

다양한 인물들 중에서 인상 깊은 인물은 ‘사일러스’이다. 그는 이 연쇄살인의 배후에 있는 자들을 대신해 살인을 감행하는 암살자이다. 그의 예수에 대한 독단적인 믿음은 그를 맹목적인 ‘좀비’가 되게끔 하여 살인도구로서 작용한다. 이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가 여기서 드러난다. 그가 자신을 채찍질 하는 반복적인 행위가 셔레이드로서 사용되는데, 이는 속죄의 행위를 상징한다. 그런데 사일러스는 명령에 따라 신도들을 살해할 때마다 십자가에 앞에 서서 자신을 고문한다. 다시 말하면, 그는 죄를 저지르기 위한 면죄부로 속죄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수처럼 고통을 겪으면서 자신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살고 있다고 여기고 그의 잔인한 행동들에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셔레이드를 통해 속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속죄를 위한 속죄가 아닌, 또 다른 죄를 위한 ‘수단적 속죄’로서 이루어지는 사일러스의 반복적 행동이 그 허구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폭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