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키위파이입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공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공으로 하는 스포츠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국뽕에 취해야 하는 분위기에는 함께 어울려 취하긴 하지만 일상에서는 그저 무관심의 세계입니다. 공이 딱딱할수록 공포도 비례하는데 특히나 작고 빠르고 딱딱한 야구공은 그야말로 저와 상극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전교생 대표로 운동장 단상에 올라 '반공어린이상'을 수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일명 '이승복 어린이'상이었죠. '뜬금없이 내가 왜 이 상을 타게 됐을까...' 하는 의문의 답은 담임선생님만이 아시겠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평소에 갖고 있던 "난 공 상당히 싫어요!" 의 사상이 반영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유머지만 실화)
이런 나의 트라우마는 이 영화계 바닥과도 궤를 같이 하는 듯 합니다. 특히나 야구 소재 영화는 실패한다는 공식이 암암리에 깔려있는데요. 제 기억속에 있는 야구 영화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1992년 톰행크스 주연의 '그들만의 리그' 가 전부입니다. (이 영화도 정말 좋았는데 누가 리뷰 좀...)
영화 머니볼은 야구를 기본배경으로 하지만 저같이 야구에 관심 없는 분이나 자매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드릴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야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스포츠 영화가 아닌 브래드 피트가 분한 '빌리 빈'이라는 인물의 선수 관리 방법와 운영에 관한 성공 스토리 이거든요. 마치 '제리 맥과이어'가 스포츠를 배경으로 하지만 스토리는 그의 비지니스과 사랑에 촛점이 맞춰진 것과 얼추 비슷합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데이비드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와 마틴 스콜세지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에서 느꼈던 흥분과 감동을 비슷하게 전달 받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각본가가 소셜 네트워크, 스티브 잡스, 뉴스룸을 쓰신 분이더군요. '아론 소킨' 이분 기억하겠습니다.) 암튼 이 두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꼭 보세요. (이미 보셨을수도...)
영화 머니볼은 버넷 밀러 감독의 2011년 작품입니다. 찾아보니 작품활동이 많지 않은데 2005년 '카포티'와 2014년 '폭스캐처'가 그의 영화의 전부더군요. 이번주에는 이 두 영화를 챙겨봐야겠네요. 나중에 리뷰글이 올라오면 제가 감동깊게 봤다는 증거!
머니볼은 앞서 말한 선수출신이자 베이스볼 구단의 제너럴 매니저인 '빌리 빈(Billy Beane)' 과 그의 조력자 '피터 브랜드(Peter Brand)'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피터 브랜드는 실존 인물이긴 하지만 영화상에 각색된 이름이고 실명은 '폴 디포데스타(Paul DePodesta)' 라고 합니다. 대본상의 모습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실명 사용을 거부했다고 하는데 실물사진을 보니 이해가...
예일대 출신의 핸섬하고 훤칠한 인물을 뚱뚱한 너드 캐릭터로 만들어 놨으니... 이 외에도 고증면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이 꽤 있다고 하는데 본 포스팅에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빌리 빈의 실제 사진도 올립니다.
리그 최하위 수준의 연봉때문에 유능한 선수들을 돈많은 구단에 다 빼앗기고 계약이 만료된 선수마저도 돈이 없어 붙잡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고민하던 중 야구 분석팀에서 일하지만 야구와는 전혀 관계가 없던 예일대 경제학과의 '피터 브랜드'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세이버 매트릭스라는 새로운 빅데이터 시스템으로 선수들을 영입하려는 계획을 세우게 되지요.
여기서 머니볼이란 경기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 오직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을 배치해 승률을 높이는 이론입니다. 빈단장이 주목했던 정보가 출루율이었는데 이는 기존에 선수 평가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지표였고 기존의 타율(타수당 안타율)을 중요시 했던 타자평가지표를 뒤집는 새로운 관점이었습니다. 이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중심으로 다른 구단에서 외면 받던 선수들을 기존 연봉수준으로 협상하며 영입해 팀을 꾸렸는데요. (마치 저평가된 코인을 수집하듯이...) 그래서 결론은요? 떡상?ㅎㅎ 영화를 봐주시기 바랍니다.ㅋㅋ 그냥 순탄하면 재미가 없겠죠.
야구에 백그라운드가 전혀 없던 그는 야구에 대한 경험과 직관 대신 통계와 수치를 근거해 야구의 개념을 뒤집는 이론을 빌리 빈에게 설명합니다. 그동안의 야구계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며 중요한 건 '선수를 사는게 아니라 승리를 사는 것'이며 득점하려면 '득점한 선수를 사야 한다'는 명 강의를 펼치죠.
지푸라기라도 잡을 기세의 빌리에게 이런 솔깃한 이론은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결국 그를 풀매수해 팀으로 영입합니다. 이후 영화속 두 인물의 상반된 외모, 성격과 캐미도 꽤 재미있는 볼거리를 선사해요.ㅎㅎ
영화는 중간중간 빌리 빈의 과거 선수 시절 장면들이 회상장면으로 보여줍니다. 그 장면도 전혀 지루하거나 뜬금없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영화에 몰입하게 되고 주인공의 스카우터들에 대한 불신이나 심정등을 이해하는 등의 도구로 잘 사용되고 있습니다. 영화 마지막 빌리 빈의 징크스 (보는 경기는 다 져...)에 맞서는 모습도 볼거리 중 하나!
흔히 영화화까지 된 성공한 인물의 자전적 영화를 보자면 난세의 영웅처럼 시대적인 운과 도박적인 운이 어느정도 뒤따라 줬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리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 흥망의 터닝포인트가 결정되기도 하고요. 이걸 '기회'라고 함축할 수 있겠는데 이런 기회는 늘 준비된자에게만 찾아오는 선물이라는 걸 요즘 많이 깨닫고 있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고 칼을 갈고 있으면 언젠가 황금 동아줄 내지는 도움의 손길이 찾아온다는 믿음이 더욱 굳건해 지고 있네요. 물론 이 영화 속 세이버 매트릭스처럼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세상을 보는 눈과 냉철한 분석이 함께 동반되어야겠지요. (쓰고 보니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이야기를 아주 쉽게...)
등장인물입니다.
오늘 리뷰는 여기서 마칩니다. 오래전 미국 마트에서 우연히 만난 '서재응'과 함께 찍은 사진과 싸인이 있었는데 어디에 있지? 갑자기 그때 생각 났네요.ㅎㅎ
※ The following part is needed to put filled in and added to your text, as otherwise it will not be included later on phase II on Triple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