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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재명의 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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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0902
26
3 years agoSteemit4 min read

이재명은 기본소득 제도를 보고 '복지적 경제정책'이라는 표현을 쓴다.
기본소득 제도의 취지를 보나, 돈을 사용하는 면(?)을 보나 '복지'도 맞고 '경제정책'도 맞기는 하다.
뭐 나눠주면 복지고 돈쓰면 경제정책이니....
그리고 이재명은 이 정책이 복지정책인 동시에 무려 성장정책이라고 한다.
사실 지역화폐부터 시작해서 이재명의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의심스러웠는데,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을 보니 정말 무지한 것인가 싶다.

모든 정책은 취지만을 통해 추진하면 안된다. 취지가 안좋은 정책은 없다. 다만 그 정책이 효율적이냐, 불법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여지는 없을까 등의 다양한 면모를 고민해봐야할 뿐이다. 현재 기본소득 정책은 효율적이지도 않지만 그것 뿐 아니라 이재명이 언급하는 '취지'와 어긋나는 정책이다.

먼저, 가장 원론적인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보자면 세금을 많이 내는 고소득자들의 돈들 중 일부가 세금을 덜 내는 사람들에게 가는 것이기 때문에 부의 재분배는 맞다. 하지만, 이 방향성은 애초에 세금의 영역으로 모두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굳이 돈을 거둔 것을 다시 나눠주는 것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미 내고 있는 세금과, 이에 대한 환급금 시스템으로써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요소들을 시스템적으로 불필요한 절차를 밟는 것일 뿐이다. 즉,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는 당연히 부의 재분배는 맞지만! 굳이 기본소득으로 할 필요가 없다.

둘째, 이재명이 주장하는 기본소득이 무려! 연 100만원이나 된다. 페이스북에서 최재형과 주고받은 글을 보면, 이 금액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큰 거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거금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그런지, 20년 간 8,000만원이 거금이라고 한다. 심지어 개인도 아니고 4인 가족에게. 얼마나 숫자적, 경제적 감각이 없으면 그냥 '8,000은 큰 숫자니까 거금이지!'하는 느낌의 발언을 할까. 여하튼, 이 금액을 나눠주기 위해서는 50조가 필요하다.
현재 코로나로 인하여 많은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렇게 돈을 나눠주는 행동 자체에 대해 반대하지만, 만약 나눠준다고 한다면 이 50조를 피해를 보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나눠준다거나 혹은 정말 소득 분위가 낮은 저소득층에게 집중하여 나눠준다면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정말 더 효용있게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수가 약 500만명이라고 한다. 이들에게 연 1,000만원을 나눠주는 것이 훨씬 더 '복지'적 차원에서 좋은 정책이 아니었을까?

셋째, 기본소득 제도는 절대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없다.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면, 만약 지구촌이 한 나라라면 돈을 찍어내는 행위를 하지 않는 이상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체 규모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없다. 하지만 현실에는 다른 나라들이 존재하므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여러 관점에서의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이를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금액이 늘어나며 이는 전체 규모 확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 전체 규모의 확장은 국내 시장 규모 자체를 키우고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복지적으로 나누어주든, 혹은 실질적으로 국민들에게 월급 등의 형태로 흘러가든 전체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쉽게 말해 나눠먹을 수 있는 파이 자체가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돈' 그 자체를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소비 진작등의 효과는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이는 어차피 나눠먹을 같은 파이를 괜히 한 조각 잘라서 이걸 다시 산산조각 내어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나눠준 기본 소득이 모두 국내에서 모두 잘 소비가 되더라도 기껏해야 본전이다. 아무리 내수 시장에서 있는 돈을 열심히 써봤자 파이가 커질 수는 없기 때문에. 만약 50조를 소모한 기본소득으로 인하여 어떠한 시장이 확장성을 가지게 된다면, 그 시장은 1조만 투자해서 집중 육성해도 그 정도의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심지어 글로벌 경쟁력 까지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AI 시대가 도래하며 미래에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월급을 받는 사람들도 갈수록 적어질 것이고, 소비는 해야하지만 소득이 없는 상황이 궁극적으로는 올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고, 더 나아가 언젠가는 올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은 적어도 다음 대통령의 재임 기간 내에서는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다음 대통령 재임 기간 내에서도 가시적인 기간 내에 이러한 상황이 올 것이라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정말 잘 포장해줘서 이재명이 AI 시대를 염두에 두고 낸 정책이라 할지라도 이는 적어도 지금 도입할 정책은 아니다.

나눠준다는 50조도 꽁돈이 아니라 국민들이 낸 소중한 세금이다. 기본소득은 세금을 사용하는 행위다. 만약 세금을 단 하나도 안쓰고 이재명 돈으로(50조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100만원씩 나눠주겠다고 하면, 그래도 뽑지는 않겠지만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존중 정도는 해줄 수 있다. 하지만, 국가의 세금을 마치 자기 돈인양 나눠준다는 공약을 세우고, 이에 대한 근거로 얼토당토 없는 얘기들만을 해대는 모습은 어떻게도 존중할 수 없는 모습이다.

정말 우리나라를 위하는 정치인이라면 우리나라의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적재적소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자원도 부족하고 땅 덩어리도 좁은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기르고, 이로부터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파이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하여 더 꼼꼼하고 세밀하게, 하지만 더 넉넉하게 사회의 안정망을 구축해주어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에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있는만큼, 이재명의 기본소득에 대한 명확하고 논리적인 비판들을 볼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이를 다양한 언론들에서 계속 다루어 이재명에 대한 정책적 검증이 조금 더 명확해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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