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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미러 시즌1 2화 핫샷 리뷰 (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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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it
65
4 years ago3 min read

들어가기 앞서

어제 블랙미러 시즌1 2화 "핫샷"을 보았다.
블랙미러는 한편씩 독립되어있는 1시간 남짓의 단편 영화다.
기막힌 설정에 놀라서 트리플A에 기록해두려고 한다.

이 리뷰에는 상당량의 스포가 포함되어있으니, 직접 넷플릭스에서 감상하실 분들은 스크롤을 내리지 마시길 바란다.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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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의 주인공은 3평 남짓한 스크린으로 둘러쌓여있는 큐브에서 일어나고 매일 자전거를 돌리는 삶을 산다.

자전거를 돌리면 코인이 적립되고 그 코인으로 밥을 사먹고 몸을 씻는데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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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으로는 아바타를 꾸밀 수 있고 스크린으로 둘러쌓여 자전거만 돌리는 사람들에게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이외에 개그프로그램이나 에로비디오, 게임 등에 코인을 소진하기도 한다.
밥먹고 씻는 행위 이외에는 스크린에 나오는 컨텐츠에만 코인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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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들에게 유일한 탈출구가 있었는데 그것은 "핫샷"에 도전하여 스크린에 나오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핫샷"은 오디션프로그램으로 세명의 심사위원이 평가하고 "핫 샷"에 도전하려면 6개월간 자전거를 열심히 돌리며 코인을 모아야 출전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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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빙은 우연히 애비가 화장실에서 노래하는 것을 듣게 되고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다.

챗바퀴 구르는 삶에 싫증을 느끼며 아바타를 꾸미고 스크린을 쳐다보는 것에서 아무런 의미를 못찾는 빙은 애비에게 "핫샷"에 나갈 것을 권유하고 자신의 코인으로 티켓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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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는 핫샷에서 성공적인 무대를 마치지만 심사위원으로부터 가수는 너무 많으니 성인컨텐츠 배우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받는다.

성인컨텐츠 배우는 생각치도 않은 것이라 애비는 당황했지만 다시 자전거를 돌리는 삶으로 돌아가기 싫은 마음에 이를 충동적으로 승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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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빙은 애비가 나오는 성인컨텐츠에 괴로워하며 이를 보지 않으려고 하지만 시스템적으로 광고를 스킵하기 위해서도 코인이 필요했고 어쩔 수 없이 이를 보게 된다.

빙은 발악하며 자살을 생각하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고 "핫샷" 티켓을 위해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밥도 적게 먹고, 양치도 적게 하며 자전거 페달을 밟아 코인을 모아 드디어 "핫샷" 무대에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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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은 핫샷 무대에서 유리조각을 자신의 목에 대고 자신의 말을 들어줄 것을 요구한 후 마음에 있던 말을 쏟아낸다.

자전거를 굴려서 아무 의미도 없는 것들을 얻는 삶과 시스템의 부조리와 불합리함을 폭로하며 울부짖는다. 자전거를 돌리는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빙은 혁명가의 모습을 보였다.

잠시동안의 적막 후 심사위원은 이런 제안을 한다. 토크쇼를 열어줄 테니 자전거를 그만 돌리고 토크쇼에 출연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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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빙도 이 제안을 수락하고 컨텐츠를 생산자가 된다.

빙이 조금 더 넓은 방에서 여유롭게 오렌지 쥬스를 마시며 스크린 속 자연풍경을 감상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생각

이 영화에서는 컨텐츠에 출연하는 상류층과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하류층으로 확실하게 계급이 분리되어있다. 자전거조차 굴리지 못하는 뚱뚱한 사람들은 더 아래에서 청소를 하거나 개그프로그램에서 웃음거리가 된다.

하류층은 끝없이 반복되는 노동을 하며 상류층이 허락해준 여가(영상 컨텐츠)만을 즐긴다. 상류층으로 가는 "핫샷"이라는 좁은 길목을 열어두고 하류층에게 희망을 주지만 오디션 통과자 또한 상류층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다.

이런 부조리하고 적막한 시스템 속에서 애비는 가수를 꿈꾸고 빙은 혁명가가 되어 시스템에 맞섰지만 결국 애비는 에로배우가 되고 빙은 쇼호스트가 되어 상류층이 되는 길을 선택한다.

상류층이 되어서 여유롭게(?) 쥬스 한잔을 마시고 스크린 속 자연풍경을 감상하는 빙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상류층이 되어도 가짜를 소비하게 되어서 공허한 것인지 아니면 상류층 이상의 진짜를 소비하는 계층이 따로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현실을 과장하여 반영하고 있다. 상류층과 하류층의 격차를 과장하였고 하류층에서 상류층으로 갈 수 있는 길목도 좁혀놓았고 통제구조도 적나라하게 과장하였다. 하지만 그 정도가 과장되었을 뿐 구조와 시스템은 현실과 흡사하다.

이 짧은 단편영화로 인해 쳇바퀴 돌리는 삶을 살고 있는 나를 타자화해서 바라볼 수 있었다. 잠시 혁명가의 모습을 보였던 빙이 시스템에 순응하면서 맥이 빠지면서도 이해가 되었다.

간만에 길게 글을 쓸 정도로 신선했다.


※ The following part is needed to put filled in and added to your text, as otherwise it will not be included later on phase II on Triple A.
※ 리뷰 하단에 다음 두가지 항목 포함 필수 (미포함 시 차후 자체사이트에 반영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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