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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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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dns
87
2 years ago

인연/cjsdns

이침에 산책을 나가긴 오래간만이다.
모처럼 나간 아침 산책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조종천 옆으로 기다라니 나있는 자전거 도로를 걸었다.

며칠 전 내린 폭우로 군데군데 모래 더미로 변하기도 했고
흙탕물이 고여 있는 곳도 있고
큰 나무가 넘어져 길을 막고 있기도 했다.
그래도 아침 공기는 살가웠다.

눈길에 들어오는 게 있다.
기다라니 매끈하게 생긴 돌이다.
일부러 깎으려 해도 쉽지 않게 물살에 깎아냈다.
팔등신 멋쟁이가 되도록 갈고닦은 인내가
묻어둔 그리움처럼 와락 달려들었다.

이것도 인연인데, 하는 생각에 주워 든 돌멩이
손 안에서 편안하다.
모처럼 나온 산책 길에서 이런 미인을 만나다니
필시 길조이니라, 좋은 일이 있으려나보다
이런 만남 자체가 축복이리라.

2022/08/16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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