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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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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d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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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뱅이/cjsdns

게으름뱅이가 됐다
일곱 시가 되어 나서며 아직도 어둡네 하는
게으름뱅이가 됐다.

어쩌나, 겨우내 그럴 거 같은데
새벽 운동 아랫목에 밥그릇 묻어놓듯 묻어놓고
동창이 밝았느냐 추운데 어두운데 더 있다 나가지 할 텐데
겨우내 게으름 코 흘리게 옷소매 찌들듯 할터인데

난 행복은 이른 아침 아랫목에서 오는지 알았다.
한겨울 아침이면 따듯한 아랫목 이불속에서
엄마 품속 병아리처럼 형제들 다섯이 소곤거렸다.
그땐 뭐가 뭔지 몰라도 좋았다.
아침 밥상 차려지기 전에 느끼는 그 행복 이젠 없다.

평생 한 이불 덮을 줄 알았던 사람
이젠 이불이 아니라 잠자리가 바뀌었다
사랑방이 없어 쫓겨갈 곳 없어 좋다고 했더니
거실이 있고 소파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이 시대에 사랑방이 된 거실이다.

게을러지니 더 바쁘다.
내가 원해서 늦게뜨는 해가 아닌데
날이 밝으니 내 할 일 그대로 다 있다.
허둥대다 보면 왜 그리 일찍 어두워지는지
아침에 피운 게으름 저녁이면 부지런 떨어야
이미 한밤중이다.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2022/11/2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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